북한 당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합법적 로비스트가 미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스티브 박(한국명 박일우)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 대표에게 외국 로비스트 등록번호를 발부한 사실이 10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박씨는 미국에서 북한을 위해 활동하는 유일한 에이전트로 평가된다.
박씨는 미 법무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자신을 김광윤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장의 대리인이라고 밝히고 리충복 부국장을 실무 접촉자로 신고했다. 재미사업가인 박씨는 자신의 임무에 대해 "금강관 관광 가이드와 홍보 개발을 위한 모든 방면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가격 협상 및 호텔 예약 등도 임무에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과 박씨의 움직임은 재미동포를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는 북한산 산업 물품의 미국 수입과, 미국 물품의 북한 수출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는 지난해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금강산 관광을 위한 투자 유치와 금강산 특구 내 부동산 및 관광시설에 대한 매입 협상권을 넘겨받았다.
박씨가 북한 당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미국의 유일한 합법 로비스트인 것은 맞지만 박씨에 앞서 2003년 재미 친북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2004년 영국 뉴캐슬에 본부를 둔 유라시아산업개발연구소가 미 법무부에 북한 로비스트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은 활동을 하지 않아 등록이 사실상 무효화한 상태다. 미 법무부도 박씨가 세번째 북한 에이전트이지만 현재 유일한 유효 등록자라고 기록했다.
뉴욕=신용일 미주한국일보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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