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를 지낸 고명진 보좌관에게 고승덕 의원 사무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인물은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선배 보좌관인 조모씨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당시 캠프 내의 역할 등으로 봤을 때 조씨가 고 보좌관에게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고 보좌관도 최근 지인에게 '나는 조 선배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토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조씨가 당시 캠프에서 재정 분야를 맡으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조씨가 자금 조달 및 돈 봉투 전달 경위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7대 국회에서 고 보좌관이 박 의장(당시 의원)의 6급 비서를 지낼 당시 조씨는 4급 보좌관이었다. 박 의장과 같은 경남 남해 출신인 조씨는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의 캠프에서 재정과 조직을 담당했으며, 고 보좌관은 그 밑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조씨는 현재 국회의장실 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조씨를 포함해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인사들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조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조씨는 이날 사무실을 비워둔 채 종일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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