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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 강영우 박사, 국제로터리 재단에 25만달러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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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 강영우 박사, 국제로터리 재단에 25만달러 기부

입력
2012.01.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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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뒤 지인들에게 감사 편지(본보 2011년 12월26일자 1면)를 보내 감동을 준 재미동포 강영우(68) 박사가 장학금을 쾌척해 또 다시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세상과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인 시각장애인 강 박사는 최근 두 아들과 함께 국제로터리 재단에 25만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기부금은 강 박사가 20만달러를 내고, 두 아들인 안과 전문의 진석(미국명 폴 강)씨와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 진영(크리스토퍼 강)씨가 2만5,000달러씩을 모아 ‘강영우 패밀리’의 이름으로 전달됐다.

국제로터리 재단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마련한 감사의 행사에 참석한 강 박사는 “제 삶을 여기까지 이끌어주고 지탱해준 힘인 사랑에 빚을 갚으려 한다”며 “이번 기부는 세상에 진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석은옥 여사의 부축을 받으며 연단에 오른 강 박사는 병으로 여윈 모습이었지만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축복을 받고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의 뜻”이라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없애고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 특히 한국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 박사는 1972년 국제로터리 재단 장학생에 선발돼 미국에 유학한 뒤 첫 한국인 시각장애인 박사가 됐다. 둘째 아들 진영씨는 “40년 전 로터리재단이 아버지에게 장학금을 수여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갚을 기회가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75년 시각장애인 유학생과 펜실베이니아 검사장으로 만난 이후 친구이자 동료로서 우정을 쌓아온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손버그 전 장관은 “기부 소식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강 박사의 삶은 신체장애는 장애가 아니란 것을 보여줬다”며 불운을 극복해온 그의 삶에 찬사를 보냈다.

지난해 12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강 박사는 현재 버지니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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