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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전달한 '뿔테안경'은 박희태 측 고모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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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전달한 '뿔테안경'은 박희태 측 고모 보좌관"

입력
2012.01.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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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후보 측의 지시를 받고 고승덕 의원 사무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한 '뿔테 안경의 젊은 남성'은 현재 한나라당 Y의원실에서 근무하는 고모 보좌관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고 보좌관은 17대 국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당시 의원)의 비서관을 지냈으며, 2008년 전대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부장검사)은 금명간 고 보좌관을 소환 통보하고, 불응할 경우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검찰은 고 보좌관을 상대로 돈 봉투 전달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고 의원 외에도 돈 봉투를 받은 의원들이 누구인지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날 "고 보좌관이 '뿔테 안경을 쓰고 돈 봉투를 전달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가까운 동료 보좌관에게 털어 놓았다고 들었다"면서 "고 보좌관은 '나는 봉투를 전달하는 일만 했을 뿐'이라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8일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의 한 측근은 "박 의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 "돈 봉투 제공에 직접 연루됐다는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모종의 결단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의장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박 의장은 사퇴 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이날 박 의장에 대해 "법적인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정치ㆍ도의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었다"면서 의장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2008년 7월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소위 실세라는 분이 당내 의원들을 불러서 '정몽준이 대표가 되는 것은 어떻게든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지시한 사람이 이재오 의원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이상득 의원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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