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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CED가 뛴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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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CED가 뛴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입력
2012.01.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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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55) 삼성카드 사장은 시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불과 서른 살에 세계 최고기업 중 하나라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요 멤버가 됐고, 잭 웰치 전 회장의 신임을 듬뿍 받으며 동양인으로선 드물게 최고직에까지 올랐다. 5년 전 삼성맨이 되고선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와 삼성SDI를 단시간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그런 그에게 작년은 시련의 한 해였다. 최 사장은 10일 한국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 해는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기프트카드(카드형 상품권) 부정발급 사건과 내부직원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삼성카드가 '관리의 삼성'이란 이미지에 먹칠을 한 셈이 됐으니, 성공가도 만을 달려온 그의 가슴이 숯덩이로 변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최 사장은 작년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보란 듯 연임에 성공했다.

실제 안을 들여다 보면, '최치훈의 삼성카드'가 이룬 것은 참 많다. 그가 진두 지휘한 숫자시리즈 카드, 그리고 삼성계열사 혜택을 묶은 '삼성카드 S클래스' 상품이 잇달아 히트를 쳤고, 그 결과 치열한 2위 다툼 속에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을 15%대로 전년보다 2%포인트 끌어 올렸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 사장을 삼성카드에 앉히면서 기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최 사장은 본인의 성공 비법을 적응력과 리더십으로 요약한다. "초등학생 때 멕시코로 건너갔고 이후 영국,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게 중요한 자산이 됐죠. 여기에 한국에서 공군장교를 하면서는 책임감과 리더십을 배웠어요." 인공위성, 원자력, 화력발전소, 반도체, 프린터, 배터리, 그리고 신용카드까지. 전혀 생소한 분야를 옮겨 다니면서도 당당히 돌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이쯤 되면 성과주의의 신봉자로 불릴 법도 하지만, 최 사장은 카드업계의 순위 싸움에는 매우 부정적이다. "경쟁은 다른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걸 창조해 내는 작업"이라는 게 그의 신조. 최 사장은 "훌륭한 전문가를 영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좋은 상품을 만들도록 돕는 것이 CEO의 책무"라며 "그러다 보면 시장점유율이나 순위 같은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작년의 시련을 훌훌 털어 버리고 다시 출발점에 선 최 사장을 업계는 잔뜩 주목한다. "금융에선 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느냐"는 이건희 회장의 질타를 발판 삼아 최 사장이 카드대란 이후 납작 엎드려 있던 삼성카드의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 사장은 연내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모바일카드, 멤버십 및 쿠폰 기능을 모두 탑재한 전자지갑을 내놓고,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자산관리계좌(CMA) 계좌를 통한 체크카드 신상품도 내놓을 예정. 그는 "매일 자신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샐러리맨의 운명이고 나 또한 다르지 않다"며 "올해는 내부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고 숫자시리즈 카드 완성 등 상품 개발에도 더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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