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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프랑스 GTT' 인수전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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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프랑스 GTT' 인수전 격돌

입력
2012.01.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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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가 한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를 놓고 맞붙었다. 이 회사 인수 여부가 향후 세계조선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매물로 나온 프랑스의 GTT사를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GTT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LNG저장창고) 제작에 관한 원천기술을 갖춘 업체다.

전 세계 LNG선 발주 물량의 70% 이상을 사실상 싹쓸이해온 국내 조선업체들은 그간 화물창(LNG 저장창고)기술을 GTT에 의존해왔다. LNG선 1척을 건조할 때마다 1,0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내는 등 최근 5년간 GTT에 지불한 돈만도 1조원이 넘는다.

고부가치선박인 LNG선에 관한 한 아직은 초보적 수준이지만 장차 '타도 한국'을 꿈꾸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 역시 GTT에 군침을 흘리면서, 발 빠른 인수행보를 보이고 있다. GTT의 주요 주주인 GDF수에즈(지분율 40%), 토탈(30%), 헬먼 앤드 프리드먼(30%) 및 매각 주간사인 라자드는 지난주 중국에서 매각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중국 조선업체 상당수가 참석했으며 이중 GTT와 기술제휴를 맺어온 장쑤룽성중공업은 이미 강력한 인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GTT사는 9~10일 한국에서도 매각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모두 참석했지만 회사마다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LNG선의 잠재적 경쟁국인 중국으로 원천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든 GTT를 인수하는 게 좋지만, 가격이 워낙 올라 선뜻 결정을 내리기 못하고 있는 것. 현재 GTT 인수가격은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때문에 특정업체가 단독인수 보다는 전체 조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분율을 어떻게 할지, 향후 운영은 어떻게 할지 등을 놓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은 최근 관련기술을 자체 개발해 GTT인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GTT의 LNG 화물창 기술이 많은 배에 적용됐다는 안정성 때문에 선호를 받고는 있지만 솔직히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력이 GTT에 크게 뒤지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LNG선 분야의 우리나라 독주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수에 대한 공감대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매각 주간사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연간 매출 2,000억원에 불과한 GTT의 인수 금액을 지나치게 올려놓은 것이 문제"라며 "가격이 너무 비싸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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