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팬 클럽 회원들이 다른 팬클럽 회원을 성폭행하는 등 잠실 주변이 위험해요."
8, 9일 온라인 공간은 아이돌 스타 팬클럽 회원간 납치와 성폭행 범죄 주장 글로 떠들썩했다.
발단은 8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모 방송국 주최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대회'. '프로그램을 보러 현장에 간 D 여성 그룹 팬클럽 남성회원이 B 남성 그룹 여성회원을 납치 후 성폭행 했다'는 글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올라온 것. 오후 6시 첫 글이 올라온 직후 "D그룹 팬이 다른 아이돌 그룹 팬을 성폭행하고 생수병과 플래카드를 B그룹 멤버에게 던졌다"는 글까지 올라오면서 근거가 확실치 않은 소문은 SNS를 타고 무차별적으로 확산됐다.
심지어 "'아육대'(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대회 줄임말) 사태로 팬 클럽 회원 30명이 실종됐다", "D그룹 팬 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허무맹랑한 글들도 버젓이 유포됐다. 소동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9일 오전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아육대'가 오르기도 했다.
급기야 경찰이 사실 확인을 위해 출동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서울 송파서 관계자는 "사건을 인지한 8일 밤 늦게 경찰이 체육관 주변에 출동했으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행사를 관람하던 팬이 연락 두절됐다는 신고가 지구대에 접수됐지만 이 팬은 귀가해 자택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중문화평론비평가 강태규씨는 "현재 180여개 아이돌 그룹이 활동하고 각각의 팬클럽들이 경쟁하고 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이 생존하기를 바라는 걱정과 애정이 공격적 성향으로 투사되면서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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