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위기 탈출을 이끌 '소방수'로 낙점된 최강희(53) 축구대표팀 감독은 3명의 공격수를 점 찍었다. 최 감독은 국내외를 통틀어 3명의 우선 순위 공격수로 박주영(27ㆍ아스널)과 지동원(21ㆍ선덜랜드), 이동국(33ㆍ전북)을 꼽았다. 하지만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은 특수한 상황이라 오로지 실력순으로만 공격수를 선발해야 할지에 대한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
최 감독은 9일 전화통화에서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달라진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전북 감독으로 있을 땐 다양한 공격수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대표팀 감독에서 선수를 선발하려고 하니 한정된 선수를 볼 수밖에 없더라"고 고백했다. 새로운 사령탑이 선임 되면 어떤 공격수가 대표팀에 승선할지 여부가 항상 팬들의 관심사다. 하지만 최 감독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쿠웨이트전에선 변화보다 안정을 택해야 한다. 그는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은중, 하태균 등도 충분히 고려대상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의 절박한 상황에서는 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 감독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가 유력하다.
국가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로 구성돼야 하지만 쿠웨이트전의 특수성과 우즈베키스탄(2월 25일)과의 평가전을 고려했을 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를 모두 소집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최 감독은 "현재 한국축구의 흐름이 깨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쿠웨이트전에선 분위기를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은 공식 A매치가 아니라 유럽파를 부를 수가 없다. 만약 친선경기를 뛴 국내파를 유럽파로 교체한다면 팀 분위기가 깨질 위험 요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조광래호'에서도 '유럽파 특혜' 논란이 일어났던 터라 최 감독은 어떻게 선수들을 융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주에 새로 구성된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가진 최 감독은 30명의 대표팀리스트를 짰다. 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리스트를 뽑았기 때문에 앞으로 코칭스태프와 상의하면서 최종적으로 추려나갈 예정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뛰는 것을 볼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부상 등의 변수를 꾸준히 체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출범할 '최강희호'는 쿠웨이트전 열흘 전에 소집될 예정이다. 최 감독이 '유럽파 특혜'라는 불협화음을 깨끗이 정리할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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