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늘기만 하던 일본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 도시가 나왔다.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도호쿠(東北) 대지진의 여파가 겹치면서 팽창일로를 걷던 수도권이 인구 감소로 반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이다.
9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지바(千葉)현의 월 상주인구는 지난해 12월1일 현재 620만9,303명으로 연초보다 7,724명 줄었다. 지바현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20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도쿄(東京) 디즈니랜드와 나리타(成田) 공항이 위치한 지바현은 도쿄 도심까지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반면 집세가 도쿄에 비해 저렴해 수도권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인기를 얻어왔다. 하지만 도호쿠(東北) 대지진의 여파로 우라야스(浦安)시를 비롯한 해안 도시의 지반이 물렁물렁해지는 액상화(液狀化)현상이 발생한 데 이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선 물질이 가시와(柏) 마쓰도(松戶) 이치카와(市川)시 등으로 퍼지면서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사선량이 많은 ‘핫스팟’으로 지목된 것이 인구 감소를 유발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바현 관계자는 “(인구감소가) 당초 예상보다 7년 앞당겨졌다”며 “액상화와 핫스팟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어 앞으로도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인구의 고령화도 인구 감소의 요인이다. 지바현은 지난해 10월 기준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도쿄도는 2010년 1,316만명에서 2020년 1,335만명까지 늘어난 뒤 감소 추세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아사히 신문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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