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3명 중 2명이 성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그 중 절반은 성매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전국의 만 60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 8일 발표한 '노인의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자료개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2%인 331명이 '현재 성생활을 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7명(53%)의 응답자가 그 방법이 '성매매'라고 답했다. 노년기의 왜곡된 성생활 실태의 단면이 드러난 셈이다.
성매매가 불법인데도 '필요악'으로 인식하는 잘못된 성의식도 나타났다. 성매매를 두고 응답자의 39.4%(194명)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15.6%(77명)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응답율은 30.6%(151명)에 그쳤다.
성매매가 이뤄지는 장소는 모텔, 여관 등 숙박업소가 67.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매매 집결지(13.6%) 안마시술소(10.2%) 가정집(5.1%) 이발관(1.1%) 순이었다. 성매매는 노년기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122명) 중 75.6%가 감염 경로를 '성매매 종사자'라고 답했다. 성병은 종류별로 임질이 50%(61명)로 가장 많았고 요도염(질염) 17.2%(21명) 사면발이 5.7%(7명) 매독 1.6%(2명) 순이었다.
연령대별 성생활 비율은 60~64세가 88.4%로 가장 높았고 65~69세 71.2%, 70~74세 56.1%, 75~79세 52.4%, 80~84세 36.4%로 조사됐다.
성생활을 하는 노인 가운데 발기부전 치료제를 산다는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50.8%(168명)였다. 구입 이유는 '성기능 향상' 55.0%(94명), '호기심' 23.4%(40명), '발기부전 치료' 19.9%(34명) 등이었다. 성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조의료기기 사용 경험자는 45명(13.6%), 이 중 무허가 제품을 샀다는 응답자도 14명이었다. 의료기기 사용자 중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는 24명(57.1%)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명 연장으로 성생활을 영위하는 노인들이 늘고 그만큼 다양한 성 관련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조사 결과를 노인의 고민 해결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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