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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41일 대회 홍수 '스포츠마케팅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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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41일 대회 홍수 '스포츠마케팅 1번지'

입력
2012.01.0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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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없는 공장' '무공해 산업'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문화와 관광이다. K-POP과 드라마에서 비롯된 한류 열풍으로 국가브랜드가 한 단계 올라섰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한류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은 사실 스포츠다. 1980년대부터 태권도와 양궁은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세계 속에 뿌리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스포츠 한류의 다음 목표로 마케팅을 꼽고 있다. 그런 움직임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정부의 인식제고도 고무적이다. 문화부는 매년 스포츠마케팅 우수 지자체를 선정하고 있는데 경북 김천시와 전남 해남군이 최근 제7회 수상단체로 뽑혔다.

인구 13만5,000여명에 불과한 도ㆍ농복합시 김천시는 특별히 내세울만한 산업단지가 없다. 하지만 김천시는 2000년부터 시 노른자위에 1,000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42개 크기인 33만㎡에 종합 스포츠 타운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11개의 경기장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다. 김천시는 이런 스포츠 인프라덕분에 중소도시에선 처음으로 2006년 제87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문제는 전국체전 이후였다. 타 지자체에선 "김천시가 무리수를 두었다"고 수군거렸다. "경기장은 텅텅 빌 것이 뻔하다"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하지만 김천시는 역발상으로 응수했다. 최신 경기장 시설과 전국대회 운영경험, 그리고 전국 어디서든 1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교통망을 활용해 스포츠마케팅을 신동력 산업으로 삼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애물단지 전락을 우려하던 경기장은 매년 수백억원의 황금알을 낳는 보물단지로 탈바꿈했다. 이중 테니스와 수영장은 세계대회를 유치해도 완벽하게 소화할 정도로 수준급이란 찬사를 받았다.

시는 2008년 본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 전담부서를 신설해 매년 30여개의 국제ㆍ국내 대회를 끌어들였다. 실제 수영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다이빙 국가대표팀과 캐나다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위해 다녀갔고 테니스장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을 단골로 개최하고 있다.

또 육상, 테니스, 농구, 수영 등 전국 100여개 팀으로부터 전지훈련장소로 러브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스위스 배드민턴 대표팀과 일본 대학테니스팀에서도 김천을 전지훈련 장소로 택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병조 스포츠산업과장은 "지난해 국제대회 6개와 전국단위 대회 24개를 개최했다. 김천을 방문한 연인원은 2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들이 지역에서 뿌리고 가는 돈이 연간 150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천시의 스포츠마케팅 기획력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서울의 각 구청은 물론 대전시 울산시 안양시 부천시 충주시 등 30여개 시군구에서 견학을 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우리 시에서 열리는 국제ㆍ국내 대회기간은 연중 141일에 달한다. 사흘이 지나지 않아 1개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김천의 스포츠마케팅은 화려한 말 잔치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직접 돈다발을 안겨주는 젖줄"이라고 말했다.

김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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