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던 형제가 어머니의 눈물에 고개를 숙였다.
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0시20분쯤 송파구 강동등기소 인근 편도 4차선 도로를 지그재그로 달리던 SUV 차량이 길 가장자리 지하철공사장 울타리를 들이받았다.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 앞부분이 약간 부서졌을 뿐 타고 있던 권모(29)씨와 1살 나이 차의 동생은 멀쩡했다.형제들이 말을 할 때마다 풍기는 술 냄새를 감지한 경찰은 이들이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경찰서로 데려갔다.
하지만 형제는 둘 다 “내가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며 발뺌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측정 결과 형은 혈중 알코올농도 0.100%, 동생은 0.130%로 모두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며 “그러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30분 동안이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할 수 없이 부모에게 연락했다. 경찰서로 온 어머니는 형제에게 “왜 이러고 다니느냐”며 눈물을 흘렸고, 형제는 그제야 서로 “내가 운전을 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 관계자는 “두 명이 번갈아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심 끝에 형제 모두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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