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미디어렙법이 조장한 언론계 싸움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미디어렙법이 조장한 언론계 싸움판

입력
2012.01.06 12:04
0 0

미디어렙 법안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문방위)를 통과했다. 남은 것은 국회 법사위 심의와 본회의 의결 절차다. 그러나 한나라당의'KBS 공영성 강화 소위원회' 구성에 반발해 문방위 의결에 불참했던 민주통합당까지도 빠른 처리에 동의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이달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안 그대로 통과될 것이 확실하다.

수많은 논란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렙법은 결국 종편에 3년 동안 직접광고의 특혜를 누리도록 해주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법안을 둘러싼 여야와 방송사, 언론단체들의 싸움판 행태는 더욱 실망스럽다. 법의 취지와 목적에 대한 객관적 판단보다는 당리당략을 위한 노골적 야합과 눈치보기, 극단적 자사 이기주의의 극치로만 치달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방송광고의 무법천지를 방관하면서 은근히 종편을 돕던 정부와 한나라당은 뒤늦게 법안 마련에 뛰어들어서도 편들기를 고집했다. 그리고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KBS를 달래려고 막판에 슬그머니 수신료 인상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더 한심한 것은 민주통합당이다. 종편의 직접 광고 기간을 1년 더 늘려주는 데 합의하는가 하면, 법안 처리에서도 갈팡질팡이다. 그래 놓고는 "방송광고시장의 약육강식을 막기 위한 차악의 선택"이라며 4월 이후 개정작업에 나서겠다고 한다. 군색하고 구차한 변명이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자사 이익을 주장하는 데 마구 사용한 KBS와 MBC 역시 공영방송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KBS는 뉴스를 통해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MBC는 자신들을 공영에 묶은 것에만 매달려 미디어렙법을 맹렬히 비판했다. 죽는다고 아우성치다 결합판매로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하자 여야 합의안의 조속한 제정을 채근하고 나선 지역ㆍ종교방송들과 일부 언론단체, 이익을 챙겼다고 생각해 입 다물고 있는 종편과 SBS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렙법은 방송과 광고의 직접 연결을 막아 방송의 공공성과 언론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법안 자체는 물론 입법과정에서도 그 원칙이 무너졌다. 언론계만 싸움판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