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에서는 송아지 1마리가 1만원에 거래되는 등 소값이 계속 떨어진다는데, 1인분에 몇만원씩 하는 식당의 쇠고기값은 변동이 없자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주부 백순옥(56)씨는 5일 "농촌에서는 소값이 싸다고 아우성인데 도시에선 전혀 못 느끼고 있다"며 "중간 유통단계에서 폭리를 취하니까 가격 변동이 없는 것 아닌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의 주부 박지선(43)씨는 "외식할 때 네 식구가 1인분씩만 먹어도 10만원이 훌쩍 넘어가 쇠고기는 거의 먹지 못한다"며 "이러니 한우 소비가 줄고 대신 수입산을 찾다 보니 소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동구 주부 이모(30)씨는 "한우 국거리 200g이 1만원을 넘어가는데 송아지 한 마리 값이 1만원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소비자를 고려한 직거래가 더 많아져야 가격도 떨어지고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쇠고기값은 내리지 않느냐"는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식당 주인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포구의 한 고깃집 주인 김진범(56)씨는 "지난 여름에 상추 한 박스가 9만원이나 하는 등 고깃값보다 비쌌다. 겨울이라 가격이 뛰었고 다른 야채, 반찬거리 가격도 다 올랐다"며 "오히려 쇠고기 가격을 올려야 할 판국인데 시국이 이래서 끙끙 앓고 있다"고 말했다.
5년째 정육점을 하고 있다는 김지명(45)씨는 "가장 많이 팔리는 쇠고기 양지 한 근(600g) 가격이 현재 1만9,900원인데 몇 달 동안 변동이 없었다"며 "그동안 직거래로 쇠고기를 떼 왔는데 소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경매 단가는 그대로라 판매가에 변동이 없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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