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1일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주이자 기부 전도사인 빌 게이츠를 만난다.
조만간 기부재단의 구상을 밝히고 자서전도 출간할 예정인 안 원장의 연 이은 정치성 이벤트라서 대선 행보와 관련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5일 정치권과 안철수연구소 등에 따르면 안 원장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신임 교수 채용을 위해 8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이번 방미에서 11일에는 시애틀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방문해 설립자인 빌 게이츠를 만나기로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빌 게이츠를 만나는 일정은 별도로 추진한 것"이라며 "빌 게이츠로부터 기부재단 설립 형태 및 운영에 관한 조언을 듣고 글로벌 IT 흐름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예정이만 아무래도 기부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재단 설립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강인철 변호사는 "재단 운영 설립에 대한 조언과 함께 양측 재단 간 상호 협력 방안 등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빌 & 멜린다 재단은 빌 게이츠가 재산을 출연해 만든 371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자선 단체로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질병 퇴치 및 빈곤 퇴치에 힘쓰고 있다.
안 원장의 이 같은 방미 일정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 행보와 연관시켜 보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37.1%)의 절반을 출연해 만드는 기부재단의 운용구상을 밝히기에 앞서 '빌 게이츠와의 회동'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한 것 자체가 기부 행위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강하다는 관측이다.
물론 안 원장 측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빌 게이츠와의 회동이 재산의 사회 환원과 자전적 에세이 출간 계획 발표에 이은 일련의 정치적 행보와 맞닿아있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안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버클리대와 스탠퍼드대 등 ITㆍ미디어 융복합 학문이 강점인 대학을 방문해 교수 채용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10일에는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IT 환경 변화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안 원장 측은 이르면 이달 말쯤 기부재단 운용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원장이 직접 공개석상에 나서 설명을 할지 여부는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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