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19조원을 투자한다. 작년의 2배 수준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본인에 대한 검찰수사로 야기된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대규모 투자와 채용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SK그룹이 5일 금년도 사업계획을 확정, 총 19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액인 9조여원보다 무려 10조원이 늘어난 액수이며,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비용(3조4,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실 투자액은 16조원에 육박한다.
SK는 ▦시설부문 10조원 ▦연구개발(R&D)부문 2조원 ▦자원개발 2조원 이상을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나머지는 하이닉스 인수를 포함,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기 위한 자본투자에 투입된다.
특히 SK는 올해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위한 자원개발 분야에 2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1조3,000억원)보다 8,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지만 해외에서 유전 및 광산을 확보해 에너지 자주율을 높이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미래엔 기업이든 국가든 자원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한 만큼 자원부국을 향한 경영을 확대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용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SK는 올해 하이닉스를 포함, 신규 채용규모를 7,000명 이상으로 결정했다. 5,000명을 뽑았던 작년보다 40% 가량 늘린 사상 최대 규모의 채용이다. 이중 30%(약 2,000명)는 고졸 사원으로 뽑을 예정이며, 이는 지난해 고졸 채용규모(1,000명)의 2배에 달한다.
SK는 최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로 지금까지 사업계획을 확정 짓지 못했으며 정기인사는 물론 시무식도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최 회장에 대한 불구속기소 방침을 정함에 따라, 더 이상 금년도 사업계획을 늦출 수 없다고 보고 대규모 투자ㆍ고용 방침을 발표했다. SK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사와 재판 등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기업은 본연의 투자ㆍ고용활동으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라며 "2012년 경영계획에는 어려울 때일수록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해야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다는 뜻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3일 계열사 및 관계사 사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려 공격적인 경영을 해야 국가경제가 강해진다"며 "각 계열사들은 위기상황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적극적인 경영계획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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