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잎 클로버야, 빛처럼 밝은 마음으로 널 닮고 싶어~."
5일 경기 화성시 지역 아동센터의 노래연습실 웃음방. 센터 아동 19명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생 막내부터 중2 맏언니까지 서로의 목소리를 주고 받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아직 화음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함께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외부의 한기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7일 오후 5시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내 생애 첫 번째 공연- 희망을 노래하는 경기어린이 대합창단의 아름다운 겨울이야기' 공연을 앞두고 있다. 화성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 외에 도내 31개 시ㆍ군의 지역별 아동센터, 복지시설, 방과후 아카데미 등 소외계층 어린이 600명이 한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낸다.
이 공연을 위해 아동센터 어린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주일에 한 차례씩 연습을 해 왔다. 준비한 곡은 '네잎 클로버',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사랑으로' 등 3곡. 지난주에는 본 공연에서 함께 무대에 오를 화성, 수원,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도 맞췄다.
등위를 정하는 경연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은 벌써부터 실력을 뽐낼 생각에 들떠 있다. 임진아(11)양은 "무대에서 실수할까 봐 설레고 긴장되지만 열심히 연습을 했기 때문에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며 "1등, 2등 순위가 나오진 않지만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도 공연이지만 연습 과정을 통해 얻은 게 더 많다. 대부분 어려운 가정형편이라 우울해 하거나 기가 죽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한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합창을 시작하면서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자신감도 얻게 됐다.
또 처음에는 악보도 제대로 못 보던 어린이들이 8, 9명이나 됐지만 이제는 새로운 동요 악보를 봐도 척척 멜로디를 따라 할 정도로 음악 실력이 쑥쑥 자랐다. 조용빈(11)군은 "친구들과 함께 합창을 하다 보니 무서움도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사라졌다"고 했다. 이유림(12)양은 "예전에는 가요만 좋아했는데 동요도 좋아하게 됐다. 합창을 하고 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미소 지었다.
지금 어린이들이 바라는 소망은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도 노래 연습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유연(14)양은 "합창은 친구, 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공연 후에도 지휘자 선생님, 반주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동요 부르기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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