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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괴롭힘부터 추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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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괴롭힘부터 추방해야

입력
2012.01.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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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는 문제해결을 위해 가해 학생을 부모 동의 없이 다른 학교로 강제전학할 수 있게 하거나,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록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경찰서별로 '학교폭력 안전드림팀'을 운영하게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와 더불어 폭력의 사전행위인 괴롭힘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관하고 묵인하는 동료 학생, 교사, 교장의 의식을 변화시켜 학교폭력이 사전에 차단되도록 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노르웨이 올베우스의 교훈

폭력의 사전행위는 학생과 교사들이 심각하게 문제 삼지 않는 괴롭힘 행위(Bullying)다. 학생들 사이에 서로 괴롭히는 행동은 장난하듯, 놀이하듯 하기 때문에 교사가 정색을 하고 지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교사가 지적을 해도 장난이라고 하면 더 이상 어떻게 하기 어렵고, 교사나 교장도 학생시절에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기기 쉽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대한 괴롭힘을 재미있어 하며 즐기기 때문에 방관하거나 묵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면 '찌질이'라 놀림 받고, 옆의 친구가 선생님에게 이야기해도 '고자질'한다고 놀림 받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 학생은 협박이나 스스로 자존심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 사이에 괴롭힘의 강도가 심해지고 문제는 심각해진다. 특히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게임에 빠진 학생들은 가상의 세계에서 폭력에 익숙해지고 감각이 무디어진다. 이제 교사와 학생은 작은 괴롭힘이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에게는 심각한 문제임을 자각하여야 한다. 앞으로 학교에서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모든 행위는 설사 작은 것일지라도 나쁜 행위로 인식하고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82년 노르웨이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 3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노르웨이는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사회 전체가 괴롭힘 근절 실천운동(Manifesto Against Bullying)을 전개하고, 유명한 올베우스(Olweus) 괴롭힘 방지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서양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도입, 운영하고 있다. 초중고교에서 "우리는 다른 학생을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는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돕는다"는 등의 학생행동 규칙을 만들고, 유치원부터 다른 아동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은 괴롭히는 행동을 목격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괴롭힘 멈춰(Stop Bullying)"라고 외친다.

사회가 나서야 학교 폭력 근절돼

인터넷상에서는 인기 연예인을 괴롭히는 악풀(cyber-bullying)로 인해 재능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있다. 사회 전체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학교에서 더 이상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범사회적인 각성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의 의식이 바뀌면 학교 내 괴롭힘 문화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학교폭력도 근절될 것이다. 학생들도 괴롭힘을 주제로 한 학급회의를 수시로 열고, 학생 스스로 괴롭힘의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을 해나가야 한다.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받아온 괴롭힘 예방교육이 성장과정에 몸에 배도록 하고, 부모, 교사와 교장, 그리고 사회 전체가 적극 개입하면 학교폭력은 근절할 수 있다.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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