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목 매 숨진 중학교 2년생 A(14)군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5일 A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다른 반 친구 B(14)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 외에 또 다른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동급생 C(14)군 등 2명을 추가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2010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특별한 이유도 없이 A군 등 동료 학생 6명에게 교실과 복도에서 22차례에 걸쳐 폭력을 휘두르고 협박해 32만8,000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군이 다른 학급 교실을 멋대로 드나들며 폭행과 갈취를 일삼아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교사들의 훈육지도까지 거부하는 등 일반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어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구속영장 신청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경찰이 A군의 사망 원인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B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한 것은 여론을 의식해 A군의 사망 원인을 학교폭력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경찰은 A군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9일 학교 측이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도 않고 조기방학을 한 것은 A군의 학교폭력 피해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하고 관련 사건을 숨기기 위해서였다고 보고 감독기관에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