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52)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 그룹 보전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5일 최 회장을 회사돈 636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구속한 최재원(49) SK그룹 수석부회장도 이날 함께 기소했다.
검찰이 이날 최 회장을 기소함으로써 지난해 11월8일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이번 수사는 두 달 만에 마무리됐다. 최 회장은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로 구속기소된 후 9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08년 10월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 C&C에 지시해 497억원을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금 명목으로 투자하도록 한 후,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를 맡은 김원홍(51ㆍ해외체류)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05~2010년 계열사 임원들에게 매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후 이를 SK홀딩스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39억원을 개인경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SK그룹 법무팀 이모 상무 등 4명을 SK그룹 압수수색 전날 회사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 은닉하고 증거은닉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통해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한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이번 사건은 대기업 총수가 창업투자사 대표와 공모해 정상적 투자인 것처럼 가장해서 계열사 자금을 펀드에 출자하게 하는 방식으로 회사돈을 빼돌린 신종 금융범죄"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