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초선인 고승덕(서울 서초을) 의원이 4일 전직 당 대표가 대표 경선 중에 '돈봉투'를 돌린 적이 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고 의원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대표 후보들 중 한 명이 다른 사람을 통해 300만원이 든 봉투를 전해 와 곧바로 돌려 줬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결국 그 후보가 대표에 당선됐다"면서 "돈봉투를 준 전 대표와 돈봉투를 저에게 전달한 인사 모두 친이계 소속"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돈봉투를 제공한 전 대표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전 대표들이 사실상 전부 친이계 아니냐"고 말을 돌렸다.
고 의원은 "돈봉투를 돌려 준 뒤에도 저는 문제의 전 대표를 지지했었다"면서 "하지만 전 대표와 돈봉투를 가지고 온 인사가 모두 저를 매우 싸늘하게 대했고, 지금도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전당대회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 동료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돌려 주면서 지지 의사를 확실히 밝혔어야 했다'는 말을 듣고 문제의 원인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 안팎에서 의혹이나 설 수준으로만 제기돼 온 '전당대회 대의원 금품 매수 행위'가 일부 입증되는 것이어서 상당한 후폭풍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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