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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보낸 딸 77년만에 상봉한 美 100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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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보낸 딸 77년만에 상봉한 美 100세 노인

입력
2012.01.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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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보는 순간한번도 헤어진 적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미국에 사는 100세노인이 헤어진 딸과 77년만에 상봉한 사연이 알려졌다. 미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에 사는 민카 디스브로(100)씨와 딸 루스리(82)씨가 극적으로 재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 처음 실린 이들의사연은 이날 미 온라인 뉴스 가운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우스다코타주에서 태어난 디스브로씨는 17세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했고, 여자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양육하기엔 너무 어렸던 그는 결국 '베티 제인'이라는 이름만 지어준 뒤 아이를 입양 보냈다. 입양 보낸 아이는 두고두고 마음의 짐이 됐다. 디스브로씨는 "결혼을 하고 자녀 2명을 낳아 평범한 가정을 꾸렸지만 딸의 생일만 되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괴로웠다"고 털어 놓았다. 뒤늦게 입양을 주선했던 교회와 입양 관련 기관에 여러 통의 편지를 보내 딸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실상 다시 딸의 얼굴을 보는 일을 포기했을 무렵인 2006년 7월, 디스브로씨는 "77년전에 입양보낸 딸 베티 제인을 만나고 싶냐"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그의 신상을 꼬치꼬치 묻던 이는 바로 베티 제인의 아들이자 디스브로씨의 외손자인 브라이언 리(54)씨였다. 브라이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심장병에 걸리자 생모를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달 뒤 모녀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디스브로씨의 집에서 마침내 재회했다. 베티 제인은 노르웨이인 목사 부부에게 입양돼 '루스'라는 새 이름을 얻고 유복하게 자랐고 결혼해 6명의 자녀를 뒀다.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우주비행사로 유명한 마크 찰스 리(59) 예비역 공군 대령이다.

77세가 되어서야 생모를 처음 만난 루스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이게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감격해 했다. 디스브로씨도 "시골에서 자라 학교도 다니지 못한 내가 이렇게 훌륭한 외손자들이 수두룩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 "봄엔 딸이 사는 앨라배마주로가서 100세 생일 파티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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