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4일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안상수 홍준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실패를 상징하는 분들이 총선에 그대로 나오면 쇄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비대위 산하 정치ㆍ공천개혁 분과위원장인 이 위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분들이 당을 위해 결단해 줄 것을 호소한다"며 현 정권 실세들의 '자발적 용퇴'를 촉구했다. 이 위원은 이어 "한나라당이 '대구ㆍ경북(TK) 판 자민련'이 되면 망할 것"이라며 TK 지역 현역 의원들의 대대적 공천 물갈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비례대표 공천 때 약사회 등 이익단체장 출신, 전직 법무장관 등 법조계와 군(軍)의 수장 출신 등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_용퇴 대상으로 거론된 현 정권 실세들과 친이계 인사들의 반발이 큰데.
"과잉 반응이다. 누가 봐도 정권 실패의 책임이 큰 분들 아닌가. 그분들이 (자진 용퇴해서) 협조해 주면 총선 공천을 시스템에 따라 잘 할 수 있다. 당의 변화를 위해 협조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끝까지 용퇴를 거부한다면.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_전직 당 대표들 중 정몽준 전 대표는 예외인가.
"현정권 실패 책임자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는지 잘 모르겠다."
_왜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물갈이 타깃이 돼야 하나.
"TK는 한나라당에 '우리 집' 같은 곳이고, 당의 이미지가 가장 많이 투영된 지역이다. 한나라당이 TK에서부터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버림받을 것이다."
_TK가 지역구인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총선에 불출마해야 하는가.
"본인이 판단할 것이라 본다."
_서울 강남 벨트는 어떤가.
"지역구도 몇 개 없고, 상징성도 크지 않아 TK와 다르다."
_강남과 영남 등 '노른자 지역'을 노리는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적지 않은데.
"한나라당이 그래서 욕을 먹는 것이다. 그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_바람직한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아직은 얘기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국민의 요구는 새 인물들이 나오라는 것이다."
_비례대표 공천 원칙과 관련한 구상은.
"약사회장 등 이익단체 출신, 4성 장군이나 법무장관 출신 등이 의원이 되면 입법에 지장을 주는 로비스트밖에 안 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그런 사람들이 의원이 되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이 그런 사람들만 모인 '클럽'으로 비쳤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_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고 보는가.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_총선 때 출마할 것인가. 비대위원들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나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이미 밝혔다. 다른 위원들은 각자 판단할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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