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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모 중학교 22명 잡고 보니 '상상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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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모 중학교 22명 잡고 보니 '상상초월'

입력
2012.01.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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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여주군 모 중학교 3학년 김모(15)군 등 이른바 '일진' 학생 10명은 지난해 9월26일 오후 같은 학교 후배 9명을 여주종합운동장 뒤 야산으로 불렀다. 자신들과 어울리는 여학생들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진들은 후배들을 상의를 벗어 입에 물게 하고 무릎을 꿇린 채 가슴과 얼굴, 배 등을 마구 때렸다. 이들의 집단폭행은 지난해 학기 중에 22차례나 벌어졌다.

# 같은 중학교 일진인 박모(15)군은 지난해 11월초 A(13)양 등 가출한 다른 중학교 1학년 여학생 2명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집으로 데려왔다. 이 사실을 안 김군 등 2명은 며칠 뒤 박군 집으로 찾아가 술 마시기 게임으로 여학생들을 취하게 한 뒤 성폭행했다. 이튿날과 그 다음날 오후 8시쯤에는 A양 등을 인근 초등학교로 데려갔고, 다른 일진들이 두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는 동안 박군은 플래시를 비추고 김군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일진들의 악행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학교의 설문조사, 또래상담 등 예방장치는 무용지물이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4일 가출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로 김군과 박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학교폭력에 가담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또 다른 박모(15)군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같은 학교 후배 41명을 폭행하고 61차례에 걸쳐 260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김군 등은 후배들에게 자위행위를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말을 듣지 않거나 자신들과 관련된 소문을 내는 학생들을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혔고,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눌러서 정신을 잃게 한 뒤 집단폭행해서 깨어나게 하는 일명 '기절놀이'까지 일삼았다.

이 학교 일진회는 대물림되고 있는 폭력 서클로 이번에 입건된 가해자 중 중퇴자 2명과 여주군의 모 고등학교 1학년생 역시 같은 서클 출신이다. 특수절도, 무면허운전 등 전과 7범인 김군을 비롯해 다수가 이미 폭력, 절도, 공갈 등 전과가 있다.

이들의 상습 폭력과 갈취는 일부 학생들이 학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호소에 학교가 지난해 11월 4일 1, 2학년 학생 4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워 참았던 학생들의 고백이 쏟아졌다. 학교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10개월 동안 피해를 본 뒤라 뒷북 대처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매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왔다.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교사에게 알리는 15명의 '또래상담사'도 2006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사전에 일진들을 제지하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폭력은 뿌리 뽑아야 하지만 학교에서는 더 이상 제재할 방법이 없어 경찰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 이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남학생 6명이 같은 반의 지적장애 여학생을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여학생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지우개에 치약을 묻혀 던지는 모습 등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돌려보다 교사에게 적발됐다. 이 학교는 이날 괴롭힌 정도가 심한 학생 2명에게 사회봉사 40시간과 특별교육 이수를, 나머지 4명에게는 사회봉사 4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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