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라는 순위 이상의 승리를 거뒀다. 대세론이 확산되고, 무엇보다 경쟁 후보군이 몰락했다는 게 큰 수확이다.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크게 보수적 신념을 지닌 후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후보, 두 가지였다. 아이오와는 복음주의 기독교도가 다수인 만큼 보수 후보의 강세가 예견됐다. 결과는 오바마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되는 롬니로 끝났다. 롬니는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경선 초반에 대세론을 굳힐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번째 경선인 10일 뉴햄프셔에서 그는 지지율 41%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위가 대세론의 단초라면 유력 경쟁자들의 몰락은 앞으로의 독주를 예상케 한다. 롬리 선거캠프의 한 인사는 “(하위그룹으로 몰린)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힘 들이지 않고 제거했다”고 말했다. 롬니측은 2, 3위를 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론 폴 하원의원이 조직과 자금력에서 크게 못 미쳐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아이오와의 결과가 경선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거둔 것이란 점도 롬니에게는 의미가 있다. 4년 전 롬니는 온 힘을 쏟아 붓고도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 9% 포인트 뒤지면서 결국 경선에서 밀려났다. 그는 이번에는 1위에 집착하지 않았고, 선거운동도 최대한 자제했다.
그러나 롬니의 성과가 보수 유권자와 보수 후보의 분열에 의한 어부지리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득표율이 2008년과 똑같은 25%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불신이 여전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은 “롬니는 아직 검증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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