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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인종차별 살인범들 '19년 만의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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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인종차별 살인범들 '19년 만의 단죄'

입력
2012.01.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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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흑인 소년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인 남성들이 범죄 발생 19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4일 BBC방송에 따르면 1993년 4월 22일 영국 런던 남부 엘섬의 버스 정류장에서 당시 18세의 흑인 소년 스티븐 로런스가 백인 남성들이 휘두른 흉기에 무참히 살해됐다.

경찰은 현장 조사에서 용의자들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발견하고 개리 돕슨(36)과 데이비드 노리스(35)를 포함해 5명을 체포했지만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당시 법원은 유일한 증거였던 목격자 진술을 증거로 채택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정부는 1997년 맥퍼슨특별위원회를 구성해 4년간 사건과 수사과정을 재조사했다. 그 결과 인종적인 동기에 의한 살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인종 차별 의혹이 불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재판을 다시 할 수 없어 논란이 되던 가운데 2005년 형사법 개정으로 새 증거가 채택되면 재판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사설탐정을 고용, 사건을 파헤쳐온 로런스의 부모는 돕슨의 캐킷에서 로런스의 혈흔을, 노리스의 바지에서는 로런스의 머리카락을 각각 찾아 경찰에 제공했다. 혈흔과 머리카락은 사건 발생 당시에는 과학기술의 부족으로 찾을 수 없었던 결정적 증거였다. 지난해 5월 재판이 다시 열렸고 배심원단은 3일 로런스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돕슨과 노리스에 19년 이상의 징역형을 결정했다. 2010년 마약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돕슨과 2002년 인종차별적 행위로 기소된 노리스 모두 범행을 부인했지만 배심원단은 그들의 유죄를 결정했다. 법원은 두 용의자가 사건 당시 10대였던 점을 감안, 청소년법에 의거해 4일 최종 선고를 내린다. 로런스의 부모는 3일 “이제야 정의가 이뤄졌다”면서도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이상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고 울먹였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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