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지막 남은 고지, 일본TV시장에 5년 만에 재도전한다.
일본인들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한데다, 특히 TV시장은 오랜 동안 세계1위 자리를 지켜왔던 소니의 홈그라운드여서 외국전자업체들에겐 '무덤'으로 통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일 삼성전자가 첨단제품을 앞세워 내년 일본 TV 시장에 재진입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 일본에 LCD TV를 판매했지만 인지도 부족으로 2007년 철수했다"며 "하지만 2010년부터 NTT도코모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한 갤럭시(스마트폰) 시리즈가 히트하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고 판단해 TV 판매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삼성전자는 일본 TV시장 재진출을 위해 이미 야마다전기 등 복수의 거대 가전 양판점들에게 TV 판매를 타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일본 TV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TV 시장 진출 품목으로 3D과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40인치 이상 LCD TV 및 전력소비가 적은 LED TV 등을 현지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일본 TV 시장 재진출을 결심한 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 일본브랜드의 추락 때문. 한 때 세계 TV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전자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나면서 막대한 누적적자 속에 중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특히 TV의 대명사로 통했던 소니는 TV 사업 철수설까지 나온 상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LCD PDP 등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18.9%), LG전자가 2위(13.3%)를 각각 차지했다. 이에 비해 소니(9.5%) 파나소닉(8.4%) 도시바(6.9%) 샤프(6.8%) 등은 한자릿수 점유율로 밀려난 상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재도전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7년 철수할 때의 삼성전자와 지금의 삼성전자는 다르다"면서 "이미 세계1위로 올라선데다 갤럭시까지 통했다면 TV도 분명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