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식경제부의 몇몇 부서는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항의전화 때문에 업무 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특히 기온이 뚝 떨어지는 날에는 그런 전화가 훨씬 더 많다는데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한 조치 때문입니다.
항의내용도 다양합니다. '오후 5~7시(전력피크시간대)에 네온사인을 켤 수 없다 영업에 지장이 많다', '사무실이 너무 추워서 일손이 안 잡힌다', '전력사용량을 작년보다 10% 줄이라는 통에 공장을 제 때 돌리지 못해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했다'까지.
특히 최근에는 실내온도 측정방법을 묻는 전화도 많다는데요. 한 건물 내에서도 측정장소와 방법에 따라 온도가 서로 다르게 나올 수 있으니 당연한 질문이겠죠. 더구나 지방자치단체가 수시로 점검까지 하니까요.
측정방법에 대한 해답은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사용 제한에 관한 공고'에 나와있습니다만 꽤 복잡합니다. 우선 실내온도는 바닥면으로부터 수직방향 1.5㎙ 높이의 상부지점에서 측정해야 합니다. 또 사무실 공간이 넓으면 위치 별로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건물 관리자와 합의해서 측정지점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때도 건물의 1층과 최상층은 가급적 배제하고 외부공기가 드나드는 곳으로부터는 2㎙ 이상 떨어진 곳이어야 합니다. 아울러 한 지점에서 1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해서 평균값을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층별 난방온도도 창쪽과 벽쪽, 중앙지정 등 3곳의 측정온도를 산술평균하도록 했고, 5층 이상 건물에서는 저층부와 중층부, 고층부에서 각각 1개 층씩 총 3개 층의 측정값을 평균해서 산출합니다. 반대로 식품품질관리 구역, 실험실, 전산실, 통신실, 사회복지시설, 강의실 등은 실내온도 제한을 받지 않지요.
실내온도 제한규정을 어기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 때문에 온도 측정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비가 일기도 합니다. 지경부에서는 항의전화를 하기 전에 공고문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합니다만, 일반인들이 이런 내용까지 다 암기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이제 전력피크기(1월2~3주)가 곧 시작됩니다. 꼭 단속이 아니더라도 전기사용자들은 에너지 절약을, 정부는 차질 없는 전력공급을 하는 게 결국은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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