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새해 초부터 민족 갈등이 불거졌다.
밍바오(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은 중국 닝샤(寧夏)회족자치구 타오산(桃山)촌의 회족 이슬람사원 보수공사 완료 기념식을 앞두고 1일 중국 공안 1,000여명이 사원을 강제 철거하고 회족 수백명과 충돌, 주민 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했다고 3일 보도했다.
1987년 지어진 이 사원은 최근 회족 이슬람 신도들이 80만위안의 성금을 모아 대규모 보수 공사를 진행해 1일 공사 완료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 사원을 불법 종교시설로 규정하고 경찰봉, 총기, 칼 등으로 무장한 경찰병력을 보내 고압 물 대포를 쏘는 등 무력 진압을 거쳐 100여명을 구금하고 사원을 강제 철거했다. 홍콩 소재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는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회족 이슬람 신도인 양마이옌 할머니(80)와 청년 진 하거(19)가 경찰봉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신도 50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공안당국도 양측의 충돌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에는 현재 2,000만명의 이슬람교도가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닝샤 회족 자치구 출신이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장(藏)족이 모여 사는 쓰촨(四川) 아바현 등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 감지됐다.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해 말 신장위구르 자치구 허톈(和田) 부근 피산(皮山)현에서 시민을 납치한 테러범 7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하자 위구르인권단체는 공안이 종교 탄압에 항거하는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반박한 후 민족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 지역 위구르인의 동향을 파악하고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종교탄압에 항거해 지난해 전ㆍ현직 티베트 승려 11명이 연쇄분신 자살을 시도한 쓰촨성 아바현 장족자치주 공안당국도 시한폭탄 같이 언제 폭발할지 모를 티베트인의 분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