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사이트 수익금이 보관돼 있다고 추정되는 집을 털려다 돈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붙잡힌 절도범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현금 110억원을 마늘밭에 묻어둔 이른바 '김제 마늘밭 사건'을 보고 절도 행각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백방준)는 2일 이웃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특수절도미수 등)로 최모(50)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이모씨 등 3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2009년 3월 서울 노원구의 한 술집에서 '김 회장'이란 사람으로부터 "인근 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씨는 2년이 지난 지난해 4월 김제 마늘밭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 회장이 집에 많은 돈을 보관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 회장 집이 유난히 인기척이 없고 방범창이 견고하게 설치돼 있어 그가 도박사이트 수익금을 아파트에 숨겨두고 잠적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최씨 일당은 금고털이 전문가까지 섭외해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운 후 김 회장 집에 침입, 샅샅이 뒤졌지만 기대했던 돈은 나오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실제 주인도 김 회장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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