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김포공항에선 흰 눈이 소복이 내리고, 주말에 이곳을 지나는 행인들은 얼굴이 거인처럼 커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해가 지면 벌어지는 이같은 진풍경은 김포공항의 건물 외벽을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앨리스 프로젝트’ 전의 일부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와 마주한 롯데몰 김포공항점 개관을 기념해 펼쳐지는 거리의 미술전시로, 8대의 빔 프로젝터가 동원됐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정시마다 30분씩, 국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이 가로 110m, 세로 40m의 건물 외벽을 수놓는다. 전시는 1,2부로 나뉘어 YMAP의 미디어 파사드 쇼와 김형수, 뮌, 진시영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1부에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YMAP의 ‘앨리스 프로젝트’와 한영숙류 태평무를 무용가 김효진이 재해석한 미디어 태평무가 각각 5분 내외로 펼쳐진다. 2부에선 김형수씨의 ‘디지털 피쉬’(Digital Fish)와 ‘디지털 서울’, 뮌의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 진시영씨의 ‘플로’(Flow)가 각 3분 길이의 영상으로 펼쳐진다.
1부는 건물 외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파사드 쇼로, 앨리스라는 친근한 동화 속 주인공을 통해 환상적이고 스펙터클한 영상과 사운드를 선보인다. 미디어 태평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가는 공항이란 장소를 고려해 기획됐다. 2부에서 김형수씨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서울의 역동성을 표현한 두 작품을 선보이고, 뮌은 수십 개로 분할된 화면에서 각기 다른 영상을 보여주며 대도시에서의 관계와 소통을 질문한다.
주말에는 김포공항을 오가는 행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나는 큰 사람’이라는 이벤트로, 관람객 모습이 건물 벽면에 투사되어 엄청나게 커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내년 1월 8일까지.
이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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