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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소설 - '고열' 정경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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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소설 - '고열' 정경윤 인터뷰

입력
2011.12.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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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하염없이 길에 앉아 있을 때도 많아요."

올해 신춘문예 소설 부문 공동 당선작 '고열'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정밀한 세부묘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단단한 문장력이다. 대상에 밀착해 촘촘하게 묘사를 전개하는 솜씨가 신인답지 않게 완숙하다. 주인공은 2009년 동국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정경윤(32)씨. 사람 관찰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는 그는 기자에게도 "조심하시라"며 농담을 던졌다.

당선작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아이가 열병으로 숨진 뒤 아이의 물건을 버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마저 뽑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초정밀 시계 조립공처럼 감정 표현이 배제된 건조한 문장을 차곡차곡 이어 붙인다. 레이먼드 카버의 건조한 문체가 좋다는 그는 "저는 재미있는데, '논문 같다' '지겨워서 못 읽겠다'는 소리도 듣는다"며 웃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일부러 모티브를 잡아서 쓰는 것은 못하고, 일상 속에서 관찰하고 느낀 것을 떠올려 써왔다"는 말대로 이번 당선작도 그의 생활 속에서 나왔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애 키우는 게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거의 인권유린 수준이에요. 그래서 모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람들이 모성을 당연한 걸로 생각하지만…."

정씨는 당초 2001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가 자퇴한 뒤 다시 문학의 길로 들어왔다. "문학이 지겨워서 다른 일을 찾아봤는데, 다 제게 맞지 않은 옷 같아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문창과에 입학하게 됐죠."

그 역시 다른 도전자처럼 "밥 먹듯이" 신춘문예에 응모하다 드디어 등단의 문턱을 넘었다. 앞으로 그의 고민은 '재미'. "저 역시 소설이 재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미'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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