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9일 민족예술인총연합 출신인 박인배(58) 극단 현장 예술감독을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공공성 회복' 등을 공언하고 있어 향후 세종문화회관의 경영에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박 내정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세종문화회관의 재정자립도는 38%로 유럽 등 외국 공립공연장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며 "삼청각과 북서울꿈의숲 내 식당 등이 투자대비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지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CJ푸드빌 대표를 했던 박동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전통식당인 삼청각을 인수하고, 북서울꿈의숲과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고급 식당을 만드는 등 요식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치중된 전속단체 지원도 재고될 전망이다. 박 내정자는 "공연장은 축제의 장인데 전통예술 장르와 (서양예술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국악관현악단, 무용단, 청소년관현악단 등을 통해 전통예술의 현재화와 장르간 융합을 적극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향 예산은 131억원으로 극단, 국악관현악단, 무용단, 뮤지컬단, 합창단, 오페라단 등 6개 전속단체의 예산을 다 합한 것(103억원)보다 많다.
박 내정자는 "회관을 젊은 창작자들이 마음대로 와서 놀고 쇼케이스를 할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겠다"며 뮤지컬 대관 위주의 운영 방식도 바꿀 뜻을 비쳤다.
민예총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 내정자는 1970~80년대 권력 풍자적인 마당극 연출을 주로 해왔다. 최근에는 박원순 시장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했으며, 박 시장 당선 이후에는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한편 시는 이날 김경일(55) 경기 시흥시 신천연합병원 원장을 서울의료원장에 내정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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