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돌아오는 유학생이 늘고 있는 반면, 꿈을 좇아 해외로 나가려는 학생들도 여전히 많다. 겨울 방학을 맞아 서울 종로 주변 유학원은 어학 연수나 유학 일정을 짜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건 목표가 흐릿한 외유성 연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가급적 돈이 덜 드는 지역을 고르거나 환율 전망을 꼼꼼히 따지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A유학원 관계자는 "환율 전망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고, 돈을 좀 더 모으거나 상황을 더 본 뒤 떠나겠다는 학생도 늘었다"고 말했다. B유학원 관계자는 "학비와 생활비가 부담스러운 미국ㆍ캐나다 유학이 줄어든 대신, 환율 영향을 피하기 위해 원화로 비용 플랜을 짤 수 있는 필리핀 등 동남아 유학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 딸의 유학을 준비 중인 주부 민모(53)씨는 "경기 침체로 남편 사정이 어렵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출도 받아서 유학자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행히 내년 환율 전망은 우호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1,150원 수준인 원ㆍ달러 환율이 내년 1분기 말 1,200원 안팎에서 고점을 찍은 뒤 연말엔 1,050원 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C유학원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4년 정도 고환율이 지속되다 보니 내성이 생긴 데다, 국내 대학 학비가 비싸져 외국과의 격차가 작아진 만큼 해외 유학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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