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보육원에서 생활해온 중학교 3학년생 신모(15ㆍ경남 김해)양은 소외감과 반항심에 삐뚤어져 올해 결국 학교를 옮겼다. 전학 가던 날, 늘 관심을 가져주던 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아픈 상처는 있어. 그래도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혼자라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생각하며 생활해라"고 조언하며, 유명인의 자서전을 선물했다. 힘을 얻은 신양은 열심히 공부했고 성적도 올랐지만, 혼자 마련해야 하는 대학등록금이 벌써부터 고민이다. 이 때 한달 1만~3만원씩 저축을 하면 정부에서 같은 금액을 적립해주는 '디딤씨앗통장'을 알게 됐고, 조금씩 용돈을 모아 저축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통장에 후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후원자는 바로 그 선생님이었다. 신양은 "깜짝 놀라고 기뻤다. 커서 선생님처럼 힘든 사람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감사의 편지를 썼다.
신양의 경우처럼 복지시설ㆍ가정위탁ㆍ소년소녀가장 아동ㆍ청소년들(0~17세)이 작으나마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디딤씨앗통장의 적립금이 도입 5년 만에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아이들이 용돈이나 후원금을 적립하면, 매월 정부가 1인당 3만원 한도에서 같은 금액을 적립해 준다. 지난 11월 기준 아동적립금은 498억원, 정부적립금은 400억원으로 총 89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총 4만9,118명의 아이들이 통장을 개설해 한 명이 평균 179만원을 모았다.
보건복지부는 내년에는 총 5만7,600여명에게 적립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정부 적립금은 109억원이었으며, 내년 128억원(국비 85억원, 지방비 4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12세 자녀(약 6,000여명)에 대해 지원이 시작됐는데, 내년에는 12, 13세로 수급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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