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대학 교재로 물리 올림피아드를 준비해 온 것이 도움이 됐어요. 대학에서도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습니다."
국내 1호 '물리 마스터'로 인증받은 한승윤(경기과학고 2학년)군의 소감이다. 물리 마스터는 한국물리학회가 지난해 8월 처음 도입, 해마다 네 차례 치르는 물리 인증시험 가운데 '전문가급 과정'의 네 과목 시험에 모두 합격한 사람을 일컫는다. 대학 학부 수준의 세 가지 물리학 필수과목(고전역학ㆍ양자역학ㆍ전자기학)과 한 가지 선택과목(열 및 통계ㆍ광학ㆍ고체물리ㆍ핵 및 입자물리 중 하나) 시험을 치러 모두 80점(100점 만점) 이상을 받아야만 마스터 칭호를 얻을 수 있다.
주로 대학생들이 전문가급 과정에 도전했으나, 개별 과목 합격자만 배출됐을 뿐 네 과목을 모두 통과한 경우는 한군이 처음이라는 게 물리학회측 얘기다. 박병윤(충남대 교수) 물리학력평가위원장은 "보통 전문가급 시험은 물리 전공 대학원 시험보다 다소 까다로운 수준인데, 고교생이 네 과목을 모두 합격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 군은 경기과학고에서도 지난 학기 물리 뿐 아니라 대부분 과목에서 'A+' 학점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물리 인증제에서는 대학생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물리학적 소양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전문가급 뿐 아니라 1~9급의 일반 과정 시험도 시행되고 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교수는 "고교 과학 과목이 선택제가 되면서 과학과 공학의 기초인 물리학이 교육현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한군의 마스터 인증을 계기로 보다 많은 초중고생들이 물리학에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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