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4기 진단 이후 기부와 봉사에서 새 인생을 찾았습니다"
27일 충남 서천군 군수실을 홀연히 찾은 박창림(64ㆍ여)씨는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과 도장을 나소열 군수 앞에 내밀었다.
박씨는 '서천의 기부천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7년부터 서천군 장학재단인 '서천사랑장학'에 4,600만원을 기부했다.'행복비인후원회'의 고문을 맡은 그는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500만원씩 모두 1,000만원을 행복비인후원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또 5월 비인면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에 300만원, 주민자치위원회 발전기금으로 100만원을 내놓는 등 기부는 계속 이어져 왔다.
"돈이 많아 기부하는게 아니라 돈이 있어 기부한다"는 박씨는 26년 전 이혼의 쓰라린 경험과 위암, 유방암, 심장질환, 허리디스크 등으로 여덟 차례나 수술하면서 생명과 이웃사랑의 소중함을 알게 된 이후 인생관이 바뀌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허약 체질로 병마와 싸우면서도 노점상, 보모 살이, 양말장사 등 억척인생으로 살아왔다. 한때 인형과 양말공장을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벌기도 했으나, 재산의 대부분을 봉사활동에 사용하거나 기부했다.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에게 치료비를 기부하는 후원자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그는 후원금의 일부만 병원비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불우이웃에 다시 기부하고 있다.
박씨는 "온갖 질병으로 '다 죽었다'는 말을 많이 들은 만큼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서천=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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