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이끌 8명의 새 지도부 모습도 구체적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이날 영결식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차량에 손을 얹은 채로 영구차 오른쪽 맨 앞에 섰고 후견인 그룹의 대표격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기남 최태복 노동당 비서가 뒤를 따랐다.
김 부위원장 건너편에서는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선두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군부 4인방이 뒤를 이었다.
먼저 김 부위원장의 바로 뒤에 선 3인방은 모두 당내 요직을 가진 실세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김 부위원장의 고모부인 장 부위원장이다. 그는 김 부위원장의 바로 뒤에서 영구차를 호위해 김정은 체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2인자임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장 부위원장은 조문 기간에도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으로 등장해 당에 이어 군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 부위원장과 그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계속 김 부위원장 후견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장 부위원장 뒤에 선 두 사람의 역할도 주목된다. 먼저 김 비서는 북한 내에서 선전선동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체제 안정을 위한 우상화 작업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비서는 향후 김정은 체제의 외교관계를 이끌어 갈 수장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사람은 김 위원장 체제 아래서 손발을 맞춰오며 신망을 받아 온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내세운 것은 김 부위원장이 당분간 유훈 통치를 이어가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부위원장 건너편에서 군부 4인방이 영구차를 호위한 것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선군정치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먼저 김 부위원장 바로 건너편에서는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영구차를 호위했다. 리 총참모장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군 최고의 실세로 올라 선 인물이다. 그는 김 부위원장의 군권 장악을 돕는 한편 2인자로 부상한 장 부위원장을 견제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리 총참모장 뒤를 따른 김 부장은 전형적인 야전사령관으로 군내 지휘체계 수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국장은 군내 정치사상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총정치국의 핵심 인사로 군부 내 우상화 작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영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 중 맨 뒤에 있던 인물이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단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김명국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이나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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