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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예사 걸작선/ 김생·탄연·추사… '筆神'들의 한 획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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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예사 걸작선/ 김생·탄연·추사… '筆神'들의 한 획 속으로

입력
2011.12.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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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왕희지(307~365)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김생(711~791 이후)이 있다. 통일신라 시대 명필인 그를 일러 '해동서성(海東書聖)'이라 칭송한다. 글씨로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뜻이다. 왕희지가 이전의 전서와 예서를 바탕으로 위ㆍ진 이래 글씨의 법을 세웠듯, 김생은 통일신라 이전의 삼국 글씨를 토대로 중국의 서풍까지 한데 녹여 우리나라 서예의 법을 처음 세웠다.

고려 문인 이규보가 '신품제일(神品第一)'이라 극찬한 그의 글씨는 비문과 탑본으로 남아 있다. 그중 으뜸으로 꼽히는 태자사낭공대사백월서운탑비(太子寺朗空大師白月栖雲塔碑) 글씨에 대해 18세기 조선 문인 성대중은 이렇게 평했다. "그 획이 마치 삼만 근의 활을 당겨서 한 발에 가히 수많은 군사를 쓰러뜨릴 것 같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지난 주 시작한 '필신(筆神)_김생에서 추사까지'는 김생으로부터 내려오는 한국 서예사의 걸작 30점과 김생 관련 유물 20여 점을 모은 전시다. 필신, 곧 '글씨의 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대가들의 걸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김생이 세운 해동 서법을 받아 독보적 경지를 이룩한 고려시대 탄연, 조선시대 안평대군과 석봉 한호, 백하 윤순,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벼리로 세우고, 고려의 이환추, 조선의 퇴계 이황, 서산대사 휴정, 문인화가 강세황, 정조 대왕 등의 글씨를 보태어 중국 서예와 같고도 다른 한국 서예의 큰 흐름을 보여준다.

전시는 새해 2월 12일까지 한다. 필신들의 맥이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후속 전시로 '도를 듣다, 문도(聞道)_김생과 권창륜, 박대성, 1300년의 대화'가 2월 15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린다.

오미환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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