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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깃대종 상괭이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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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깃대종 상괭이를 아십니까

입력
2011.12.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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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 동ㆍ식물을 '깃대종'(flagship species)이라 한다. 깃대종은 1993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생물다양성 국가 연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공원마다 건강한 생태 축을 복원하기 위한 깃대종을 내세우고 있다.

가야산국립공원에선 삵이, 북한산국립공원에는 오색딱따구리가, 변산반도국립공원에는 변산바람꽃이 깃대종이다. 바다에도 깃대종이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깃대종은 상괭이다. 상괭이는 고래목 물돼지과의 포유류다. 고래와 착각하기 쉬운 바다동물이다. 고래는 귀한 대접을 받지만 상괭이는 별 대접을 받지 못한다.

다만 고래와 닮았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잡고 있다. 고래고기인 양 슬쩍 끼워 팔기도 한다. 얼마 전 고래연구소에서 6만 9,714마리의 고래 통계를 밝혔을 때 서해와 남해 연안에 3만 마리의 상괭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바다에서 상괭이도 귀한 생태이고 생명이다.

토종고래라 불리는 상괭이가 학살당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인천에서 상괭이 5,000마리를 식용으로 유통시키다 적발된 적도 있다. 여러 해 전부터 동해안에서도 상괭이가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상괭이도 고래처럼 곧 멸종의 길을 걸을지 모른다. 상괭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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