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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대정전은 없다" 한전 연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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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대정전은 없다" 한전 연말 총력전

입력
2011.12.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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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능력 7,916만㎾, 현재부하 6,841만㎾, 운영예비력 1,075만 ㎾, 운영예비율 14.63%….'

서울의 기온이 영하 5도를 밑돌던 22일 오후 5시5분께.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조그만 모니터에 몇몇 숫자와 그래프가 보였다. 수요개발팀과 계통기획실이 위치한 8층에 내리기 직전 이들 숫자와 그래프는 조금 바뀌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한파가 27일까지 계속될 거란 예보가 있었던 터라 시시각각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송배전망을 관리해야 하는 이들 부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운영예비력이 1,000만㎾도 더 남아 있었지만 직원들은 대형 상황판과 각자 책상 위의 모니터 화면을 예의 주시했고, 일부 직원들은 다급하게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한전의 수요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동섭 영업처장은 "9ㆍ15 정전사태는 공급할 전기가 부족해서 발생한 게 아니라 수요예측 실패로 인한 관리 미비 때문이었다"면서 "아직은 예비력이 충분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습한파가 언제 몰아칠지 모르는 만큼 비상수급기간이 끝나는 내년 2월 말까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전은 올 겨울 들어 무척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내년 1월 2,3주에는 예비력이 53만㎾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을 정도로 위기감이 크기 때문. 자칫하다간 9ㆍ15 대정전보다 훨씬 더한 전력대란을 겪을지 모른다는 외부의 비판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특히 9ㆍ15 정전사태 이후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우선 모든 임직원이 정확한 전력수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전력거래소와의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공급ㆍ운영능력, 현재부하, 운영예비력ㆍ예비율, 원자력ㆍ화력ㆍ수력 등 전원별 공급상황 등이 각 사무실과 엘리베이터의 모니터에 10초마다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스마트폰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2주마다 김중겸 사장이 직접 나서 수요관리 위기상황, 송ㆍ변전 설비 고장 등을 가정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위기상황 조치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하 2층의 수급비상 상황실에서 전국 각지의 지역본부와 화상으로 연결돼 있는 모니터를 통해 예고 없이 지정한 해당 지역본부 임직원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체크한다.

지난달 초에는 지역본부 근무 직원 2,432명에 대해 인사명령도 냈다. 예비력이 500만㎾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에 대비해 1,000㎾ 이상 사용처 4,013곳을 전담 관리하기 위해서다. 전화로만 수요조정을 요구할 경우 이에 응하는 업체가 30%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 직접 현장에 나갈 직원들을 꼼꼼하게 배치한 것.

이 같은 달라진 모습은 지난 13,14일 원전 2기가 갑작스레 고장으로 멈춰 섰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한전은 곧바로 비상수급대책회의를 개최해 상황을 점검했고, 오전 한 때 예비율이 8%대로 떨어지자 현장 전담직원 200여명을 곧바로 파견해 일부 수요를 끌어냈던 것.

한전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겨울철 전력피크는 오전 10~12시, 오후 5~7시였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앞당겨졌고 최대 수요도 지난해보다 높지 않다"며 "국민들이 이처럼 절전대책에 적극 동참해주고 있는 만큼 양질의 안전한 전기를 공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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