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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의 기적을 기념하며…" 가거도 분교 교사들의 합동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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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의 기적을 기념하며…" 가거도 분교 교사들의 합동 생일잔치

입력
2011.12.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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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분교에 근무하는 교사 4명이 의미있는 공동 생일 잔치를 열었다.

20대에서 40대인 이들은 1년 전 ‘제2의 인생을 살자’며 매년 12월 26일을 공동 생일로 정했다. 서로 다른 날에 태어난 이들이 같은 날 생일 파티를 하기로 한 것은 한겨울 차가운 바다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성탄절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공동 생일을 앞당겨 23일 밤 전남 목포시 하당 신도심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벌써 1년 전의 추억이 됐지만 이들은 어제 본 영화처럼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6시 가거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화물선을 탔다. 험한 날씨로 여객선이 끊겨 낙도에 갇힌 이들은 목포까지 10시간이 걸리는 화물선에 간신히 몸을 실었다.

그러나 육지로 나간다는 기쁨도 잠시, 출항 3시간 만에 15명을 태운 선박은 ‘쿵’소리와 함께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들도 결국 차가운 바다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다행히 긴급 출동한 목포해경 3009함이 교사와 선원 등 15명 전원을 구조했다. 당시 이들의 극적인 구조는‘성탄절의 기적’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연말이면 가거도 분교를 떠나는 박소라(29)씨는 그때의 생생한 기억을 담은 글을 ‘해양경찰의 날’체험수기 공모전에 내 대상을 받았다. 박씨는 “배가 45도 이상 기울어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께 평소 하지 못했던 ‘사랑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당시 아버지의 답장이 왔지만 끝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나눈 부녀간의 애절한 사연이었다.

다른 교사도 “한겨울 바닷물에 얼어붙어 의식이 혼미해지는 순간 해경 함정이 다가와 신속히 생명을 구했다”며 “모두 제2 인생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26일을 생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크리스마스에 자신들을 신속하게 구조해 준 해경관계자들을 초청해 생일잔치를 함께 할 계획이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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