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10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가 암 수술을 받고 회복해 화제다.
서울성모병원은 25일 1909년생으로 올해 만 102세인 문귀춘(제주시 거주) 할머니가 지난 15일 대장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26일 퇴원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100세 이상 초고령자가 심근경색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암 수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가 없다. 세계 최고령 암 수술 기록은 지난 9월 영국에서 99세 환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것으로 문 할머니보다 세 살 아래였다.
문 할머니는 두 달 전 혈변 증세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대장에서 S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부위와 항문으로 이어지는 하부 직장에서 각각 2기 암이 발견됐다. 서울성모병원 김준기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초고령 암환자는 건강상태가 나빠 대개 수술을 포기하고 지켜보거나 다른 치료법을 찾는데, 문 할머니는 연세에 비해 건강하고 본인과 가족 모두 완치에 대한 의지가 강해 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 할머니는 전신마취 상태로 6시간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로 인한 신체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을 시행, 총 35㎝ 길이의 대장을 절제했다. 수술 후 나흘째인 19일부터 걷고 식사를 할 정도로 회복상태가 좋았던 문 할머니는 "검사를 그렇게 많이 해놓고 나이 때문에 수술을 못했다면 속상할 뻔했다"는 소감을 밝혔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이번 수술의 성공은 '100세 암 수술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100세 장수 시대'를 맞아 의료기술 향상과 노년을 더 건강하게 보내려는 욕구가 맞물리면서 과거에는 기피하던 고령 환자의 수술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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