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구매력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75% 수준으로 OECD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의 증가율도 1990년대 이후 둔화하고 있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OECD가 내놓은 '고용전망 2011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력 환산 기준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3만3,221달러로 회원국 평균(4만3,933달러)의 75.6% 였다. 조사대상 28개국 중 19위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그리스(2만7,484달러), 포르투갈(2만3,173달러), 체코(2만587달러) 등 남유럽과 동유럽국가들이었다. 상용직 노동자의 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5만2,607달러)이었고 룩셈부르크가 5만2,110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구매력 환산이란 각국의 물가를 반영해 실제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물가 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환율로만 계산한 '명목임금'으로 따질 경우 우리나라 상용직 노동자는 연간 2만6,538달러를 벌었다. 이는 회원국 평균(4만8,488달러)의 54%로 순위로는 22위에 해당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임금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명목임금 증가율은 1990~1995년 연평균 4.7%로 회원국 평균(1.3%)의 3.6배에 달했으나 IMF 체제 시기인 1995~2000년에는 0.4%(OECD 평균 1.9%)로 급락했다. 2000~2005년 2.8%(OECD 평균 0.8%)로 다소 회복됐으나 2005~2010년 다시 1.5%로 하락해 OECD 평균(0.7%)의 2.1배 정도에 불과했다. 임금상승률이 동유럽국가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보다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핀란드(3.7%), 노르웨이(2.4%), 캐나다(2.1%) 등보다도 낮은 것으로, 경제성장의 몫이 임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손필훈 고용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장은 "최근에는 조금 회복됐으나 1990년 이후 장기추세로 볼 때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지체되고 있어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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