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잡는 자, 흥행 대박을 이룰 것이다.’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을 맞은 올시즌 사상 최다 관중(680만9,965명) 동원에는 여성 파워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시즌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 가운데 여성이 차지한 비율이 39.2%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KBO가 스포츠마케팅 전문 여론조사기관인 SMS에 의뢰해 지난 10월 잠실구장, 인천 문학구장, 광주구장, 부산 사직구장, 대구구장 등 전국 5곳에서 무작위로 고교생 이상 관람객 1,054명을 조사한 결과다.
‘서울 라이벌’인 LG와 두산을 비롯해 SK, KIA 등 일부 구단은 여성팬 비율이 40%를 넘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포스트시즌에서도 총 14경기를 직접 관전한 30만2,109명 중 여성 비율은 34.3%였다. 올 포스트시즌의 여성 관중 비율 역시 2009년(31.4%)과 비교하면 2.9%포인트나 높아졌다.
포스트시즌 구장별 여성팬 분포도는 사직구장(35.7%)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문학구장(34.8%), 광주구장(32.5%)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 관중의 급증은 구단의 끊임없는 마케팅 노력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의 확산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연상 LG 마케팅팀장은 25일 “우선 치열한 순위 싸움 등 야구 경기 자체가 더욱 재미있어졌고, 각 구단이 여성과 어린이팬을 위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그리고 SNS 열풍이 불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높아진 여성팬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시즌 야구장 관중을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42.5%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6.8%로 뒤를 이었다. 20~40대 팬이 82.2%에 달했다. 프로야구가 남녀노소를 불문한 국민 스포츠임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또 직업별로는 학생(32.1%)과 회사원(14.1%)이 주된 팬층을 형성했고, 월평균 수입으로는 200만원대(21.3%)와 300만원대(16.1%) 소득자가 주를 이뤘다.
팬들은 프로야구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재미있는 경기 내용(30.1%)과 선수의 경기력 향상(27.3%)을 주로 꼽았다. 30~50대 팬의 60% 이상은 지역 연고 구단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고, 10~20대 여성팬의 30%는 좋아하는 선수와 감독 때문에 응원한다고 답해 성별과 연령에 따라 특정 구단을 선호하는 이유가 달랐다.
이밖에 조사 결과에서는 KBO와 각 구단이 시설 투자에 앞장서 달라는 팬들의 지적도 있었다. KBO의 당면 과제로 야구장 시설 개선(39.1%)과 신축구장 건설(38.1%)을 택한 사람이 많았다. 또 절반이 넘는 51.2%가 각 구장 시설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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