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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사람/ 에디슨의 직류 vs 테슬라의 교류, 끝나지 않은 '전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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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사람/ 에디슨의 직류 vs 테슬라의 교류, 끝나지 않은 '전류 전쟁'

입력
2011.12.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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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에디슨의 복수가 시작됐다."

토머스 에디슨은 특허가 1,000종이 넘어 발명왕으로 불리지만 수완 좋은 경영자이기도 했다. 백열전구는 그가 상업화에 성공한 대표적 제품이다. 에디슨은 세계 최초로 고안한 송전시스템도 돈벌이로 삼고자 했다. 그가 생각한 방식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 등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직류(DC)시스템. 그러나 에디슨의 원대한 포부는 곧 벽에 부닥쳤다. 직류는 선로 길이에 따라 전압변동성이 커 장거리 송전에 불리한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 때 직류의 대안으로 교류(AC) 방식을 들고 나온 이가 세르비아계의 천재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다. 테슬라는 변압기를 활용해 언제라도 원하는 전압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변압기만 있으면 송전에 필요한 변전소 간격이 길어도 돼 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결과는 테슬라의 완승. 에디슨이 교류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 위해 고압의 교류로 코끼리를 죽이는 공개 실험을 하고, 사형 집행에 교류 전기의자를 쓰는 등 별 수를 다 동원했지만 소용 없었다. 값싸고 편리한 교류는 20세기 송ㆍ배전시스템의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영원한 표준이란 없었다. 기술의 진보는 사장된 줄만 알았던 직류를 다시 세상에 불러냈다. 출력 전압이 일정한 직류는 충전이 가능해 휴대폰 노트북 등 휴대용 저장장치에 적용된다. 직류는 또 최근 각광받는 풍력과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다루는 데 적합하다. 높은 전압을 멀리 보낼 수 있는 고압직류송전(HVDC)의 개발도 직류의 문제점을 말끔히 해소했다.

물론 아직까지 대세는 교류다. 고전압을 사용하는 데 대한 대중의 거부감, 경제적 이유로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기피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점 등은 직류 저변확대의 걸림돌이다. 파이크리서치의 피터 아스무스 애널리스트는 "직류가 표준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최소 50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서서히 교류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에디슨은 이런 시대를 내다봤던 것일까. 그는 말년에 자동차왕 헨리 포드와 타이어제조업체 파이어스톤의 창업자 하비 파이어스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앞으로 무한대의 에너지를 가진 태양과 달에 투자하고 싶네. 석유와 석탄이 고갈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게 말야."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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