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파트 두 채와 수십 년 된 구형 자동차, 통장에는 18만달러(2억원)….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내년 3월 대통령직 복귀가 확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0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로 공식 등록하면서 자신의 재산 내역을 신고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규모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갖고 있다. 평소 관용차인 메르세데스 벤츠를 타고 다니는 푸틴 총리는 옛 소련산 중형차 볼가 두 대(1960, 65년 식)와 2009년 식 소형 승용차 라다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며 받은 수입은 55만7,744달러라고 신고했다.
가디언은 "관료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고려하면 푸틴 총리가 신고한 재산 내역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장관 등 러시아 고위 공직자들은 2008년부터 연 수입과 재산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국민은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내용을 비웃을 정도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는 3선 대통령에 도전하는 푸틴 총리의 재산이 40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는 세계 4대 석유유통업체 군보르와의 유착설 등 숱한 부패 의혹에도 시달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과 러시아 현지 언론은 군보르의 소유주 겐나디 팀첸코가 푸틴 총리의 비호를 받아 급성장했고 푸틴 총리가 군보르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팀첸코는 푸틴 총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정부에서 일하던 1990년대 인연을 맺었는데 러시아 경제주간 피난스에 따르면 팀첸코는 러시아의 열일곱번째 부자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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