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가 진통 끝에 막을 올린다. 노사단체협약(CBA)을 둘러싼 이견 끝에 시즌 개막이 연기됐던 NBA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정규리그를 시작한다.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정규리그 개막이 노사 갈등으로 2개월이나 미뤄진 탓에 일정상의 차질은 불가피하다. 팀 당 82경기를 치르던 정규리그가 66경기로 축소됐다. 백만장자(선수)와 억만장자(구단)가 돈을 둘러싼 줄다리기 끝에 파국을 면하기 위한 절충을 했다는 비판도 있다.
가뜩이나 NBA의 인기가 과거 같지 못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으로 팬들의 눈총마저 받게 됐다. 눈 앞의 이익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던 선수, 구단 측 모두 급한 불을 끈 상황에서 팬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
새로운 슈퍼스타의 출현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의 스포츠에 머물던 NBA를 세계의 스포츠로 격상시킨 마이클 조던 같은 존재가 간절한 것이 NBA의 현실이다. 올 시즌 NBA를 '마이클 조던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젊은 피'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첫 손에 꼽히는 '포스트 조던'의 후계자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데릭 로즈(23ㆍ시카고 불스)다.
로즈는 NBA의 '젊은 피'가운데 조던의 발자취를 가장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2008년 시카고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5득점과 7.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연소 MVP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카고는 21일 로즈와 9,480만달러(약 1,089억원)에 5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조던 은퇴 후 무너진 '왕조' 재건의 후계자로 로즈를 공인한 셈이다. 시카고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62승 20패를 기록했다. 조던이 팀을 이끌던 1998~99 시즌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로즈가 이끄는 시카고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동부콘퍼런스 파이널에서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 NBA 터줏대감 스타들이 포진한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로즈가 '포스트 조던'의 선두 주자로 각광 받던 르브론 제임스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로즈가 비록 지난 시즌 MVP를 수상하기는 했지만 이름 값과 파괴력에서 아직까지 제임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제임스를 꺾지 못하고서는 로즈가 '조던의 후계자'로 인정 받을 수 없다.
NBA 최고의 득점 기계로 자리잡은 케빈 듀란트(23ㆍ오클라호마시티)의 활약도 지켜볼 만 하다. 듀란트는 2007년 시애틀 슈퍼소닉스(오클라호마시티 전신)에서 데뷔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009~10, 2010~11 시즌 득점왕을 거푸 차지했다. 그러나 NBA 정상의 자리를 눈 앞에 두고는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2009~10 시즌 MVP 투표에서 르브론 제임스에 밀렸고, 2010~11 시즌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는 더크 노비츠키가 이끈 댈러스 매버릭스에 무릎을 꿇었다.
2011~1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럽의 스포츠 전문 베팅업체 윌리엄 힐과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MVP 후보 1순위로 듀란트를 꼽았다. 듀란트가 명실상부한 NBA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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