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그의 3남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이 공식화됐다. 지난 19일 북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김정은의 이름이 첫 번째로 올랐고, 조선중앙통신의 북한주민에 대한 발표문에서도 김정은의 정치적 위상이 공표됐다. 그리고 다음날 중국과 러시아가 조전을 통해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임을 인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어린 나이, 미비한 정권 장악력과 지도력, 그리고 정치 경력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연착륙하기 위해서 두 개의 관건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북한 체제를 이끌 인물은 장성택
김정은의 정권승계의 관건 적인 요소 중 하나는 그를 비호해줄 수 있는 세력의 의지다. 이들 비호세력에서 가장 확실시되는 인물이 장성택이고, 현재로선 장성택의 섭정이 유력시 되고 있다. 또 다른 요소는 중국이다. 중국은 김정은 체제가 북한을 통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외적인 요소다. 한 나라를 통치하려는 지도자는 정권의 정당성, 정치 조직의 장악력, 대국민 지도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북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더 충족시켜야 할 조건은 통치 경험이 전무한 가운데 북한주민을 어떻게 먹여 살리느냐이다. 그래서 김정은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어떻게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 원조와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서 장성택과 김정은, 그리고 중국 간의 함수관계가 형성된다. 김정은은 장성택의 비호가 필요하다. 장성택의 비호를 통해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 중국은 김정은 정권의 연착륙이 자국의 한반도정책의 목표에 부합한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이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수립되기 위한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또한 이런 외교적, 경제적 노력이 장성택을 통해 효과적인 결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판단은 지난 20여 년간 장성택과의 활발한 교류와 접촉 경험에 근거한다.
중국은 다년 간 장성택과 교류와 접촉을 해왔다. 공식적인 방문 이외에도 비공식 방문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방문 지역도 북경뿐 아니라 중국 방방곡곡을 다녔다는 것이 후문이다. 다년 간의 경험을 토대로 중국이 보는 장성택은 매우 유연하고 실용적이다. 그리고 장성택을 '사고가 굉장히 깨어 있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혹자는 베이징 당국에서 장성택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 만큼 장성택에 대한 신망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중국인들은 장성택이 매우 실용적이고 깨어 있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기에 장성택이 북한 체제를 이끌 경우, 제한적이나마 좀 더 실용적인 경제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망하기도 한다. 장성택이 중국의 많은 신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에게는 더 말할 나위 없는 든든한 후견인이다. 특히, 정권 집정 초기 북한의 피폐한 경제국면에서 북한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중국과의 경협이다. 그리고 장성택이 중국과의 경협문제에 선봉장이 될 것이다.
중국과의 외교 강화해야
김정은은 장성택이 섭정을 하더라도 자신의 정권 유지하는데 가장 큰 난제, 즉, 북한의 먹고 사는 문제는 장성택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중국은 장성택 처럼 신망할 수 있는 인사가 북한 정권의 핵심이라는 것에 안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를 지원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대중국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과의 소통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향후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찾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한층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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