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경매에 이랜드그룹이 '큰 손'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유명인이 소장했던 기념품을 천문학적 금액을 내고 연이어 낙찰 받고 있는데요. 어마어마한 재벌그룹도 아닌데 왜 이렇게 큰 돈을 들여 경매에 뛰어든 것인지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랜드그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경매회사를 통해 전설적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오손 웰스가 영화 으로 1942년에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오스카 트로피(사진)를 낙찰 받았다고 22일 밝혔습니다. 가격은 86만1,542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억원 이었습니다.
이랜드는 바로 지난주에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큰 물건'을 잡았지요.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1968년 다섯 번째 남편인 리처드 버튼으로부터 선물 받은 33.19캐럿 다이아몬드를 무려 101억원에 낙찰 받은 것이었습니다.
대체 왜 이런 고가품을 사들이는 걸까. 이랜드측은 "레저ㆍ테마파크의 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2015년에 완공을 목표로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중인데, 여기에 전시할 '킬러 콘텐츠'를 수집중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랜드를 패션 그룹으로 알고 있지만, 매출은 패션보다 NC백화점 등 유통쪽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콘도 렉싱턴리조트 등 레저사업도 계속 커져, 이젠 콘도 객실수에서 대명 한화에 이어 3위에 올랐지요. 작년엔 대구 테마파크인 '이월드'(옛 우방랜드)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까지 짓겠다는 새 테마파크는 약 330만㎡(약 100만평)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만 나왔을 뿐, 아직 구체적인 건 알려진 게 없습니다. 심지어 부지조차 미정이라고 하던데, 그 안에 전시할 콘텐츠부터 거액을 들여 사들이다 보니 이래저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것이지요.
참고로 이랜드가 유명인 소장품을 수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일부 점포에선 가수 마돈나의 장갑, 미국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목걸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설악 켄싱턴스타호텔에는 비틀즈의 친필 사인과 영국 왕을 상징하는 '에드워드 7세 직위봉' 등이 있지요. 이쯤 되다 보니 업계에선 "그룹 고위층이 수집광"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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